우크라이나 검찰총장, NABU 소장에 혐의 통보 후 해외로 떠났다가 직위 정지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루슬란 크라프첸코가 9월 14일 아침 영상 메시지를 통해 NABU(우크라이나 부패방지국) 소장 세멘 크리보노스에 대한 피의자 통보서에 서명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뒤 같은 밤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프첸코에 대해 "유일한 길은 직위 해임"이라며 Верховна 라다(우크라이나 국회, 이하 라다)에 해임 동의안을 제출했고, 라다 법치위원회는 15일 표결을 추천했다. NABU와 SAPO(부패방지 특검청)는 이날 아침까지 크리보노스에게 공식적으로 혐의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으며, 유럽위원회는 개별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독립적 반부패 기관이 "법치의 근간"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핵심 요약
- 검찰총장 크라프첸코는 9월 14일 아침 영상 메시지에서 NABU 소장 크리보노스에 대한 피의자 통보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하고, 같은 밤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 크리보노스는 "공식 문서 위조로 인한 특히 큰 규모 부당이득 취득"과 "책임 회피를 위한 허위 입양" 혐의를 받는다고 크라프첸코는 주장했으나, NABU·SAPO와 크리보노스 본인은 혐의가 공식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크라프첸코는 SAPO(특검청)장 올렉산드르 클리멘코의 측근에 대해서도 대법원 재판부에 대한 영향력 행사, 부당이득 제안, 병역 회피 방조 혐의 통보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 크라프첸코는 9월 7일 NABU·SAPO의 "카르타고" 작전 발표 이후 검찰총장직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으며, 사직은 라다의 표결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프첸코의 직위는 "해임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라다에 해임을 서둘러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고, 라다 법치위원회는 14일 해임 동의안을 지지했으며, "국민의 종"(여당) 소속 다비드 아라하미아 의원 대표는 표결이 15일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9월 14일 저녁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时법(战时法) 제11조 제2항을 근거로 법령 제905/2026호를 통해 크라프첸코를 검찰총장직에서 정지시켰다.
- 유럽위원회 대변인 기욤 메르시에는 이날 브뤼셀에서 우크라이나의 최근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개별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부패에 대한 EU의 무관용 원칙과 우크라이나에서 독립적 반부패 기관 보호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왜 중요한가
우크라이나의 EU가입 과정에서 부패방지 기관의 독립성은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로, 유럽위원회가 EU집행위원회 연동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기준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총장이 반부패 수사기관의 수장을 직접 겨냥해 혐의 통보를 발표하고 같은 밤 해외로 떠난 것은, 마이단 혁명 이후 만들어진 독립 반부패 구조와 그 수장들 사이의 권력 충돌이 표면 위로 드러난 거의 전례 없는 순간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충돌은 검찰청 내부의 "카르타고" 작전과 맞물려, 우크라이나 사법·법 집행 거버넌스의 신뢰와 EU 회원국 가입 의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9월 14일 아침, 검찰총장 루슬란 크라프첸코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NABU 소장 세멘 크리보노스에 대한 피의자 통보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크라프첸코는 크리보노스를 "특히 큰 규모 부당이득 취득을 위한 공문서 위조"와 "법원에서 책임 회피할 인위적 근거를 만들기 위한 허위 입양" 혐의로 지목했다. 동시에 SAPO장 올렉산드르 클리멘코의 측근 인물에 대해서도 대법원 재판부에 영향력 행사, 부당이득 제안, 병역 회피 방조 혐의 통보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NABU와 SAPO는 같은 날 아침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하며, 크리보노스에게 공식적으로 혐의가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크리보노스 본인도 브리핑에서 어떤 종이 문서도 보지 못했으며, 텔레그램으로 전달된 통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정보 형식"이라며 폄하했다. 클리멘코 역시 자신과 가족, 측근 모두 혐의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라프첸코의 발표에 1시간 이내에 텔레그램으로 성명을 내고, "이 검찰총장에게 남은 길은 단 하나, 직위에서 해임되는 것뿐"이라면서 라다에 해임을 서둘러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크라프첸코가 같은 해 9월 7일 NABU·SAPO의 "카르타고" 작전 발표 이후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였음에도, 사직이 라다의 표결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하는 형식적 이유 때문에 그는 검찰총장 지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14일 저녁,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時법(战时法) 제11조 제2항을 근거로 법령 제905/2026호를 통해 크라프첸코를 검찰총장직에서 정지시키고, 라다에 해임 동의안을 제출했다. 라다 법치위원회는 이날 해임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했고, 여당 "국민의 종" 소속 다비드 아라하미아 의원 대표는 15일 표결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크라프첸코는 9월 13일자로 5일간의 해외 출장명령을 직접 작성했으며, 공식적으로는 9월 16일 파리에서 열리는 PACE 의회네트워크 회의 참석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언론과 법조처 소식통에 따르면 크라프첸코는 14일 새벽 2시 30분경 공용차량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고, 다수의 매체는 국경 통과 시 Lithuania, 브뤼셀, 폴란드 국경 검문소 등 서로 다른 명분을 보도했다. PACE 대변인은 크라프첸코 본인과 그 대표단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저녁 우크라이나 검찰청(ОГП)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형사사건에서 누구도 법정 절차에 따라 피의자 통보를 받지 않았으며, 관련 ЄРДР(사전 수사 통합등록부) 기재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검찰청 대변은 나중에 추가 성명을 통해, 크라프첸코의 통보서가 우편으로 발송됐다는 점과 우편 영수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매체의 시각
우크라이나의 독립적 반부패 기관인 NABU와 SAPO는 2014년 마이단 혁명 이후 EU와 IMF의 후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부패와의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에서 핵심적인 평가 항목으로 남아 있다. 이번 사태에서 NABU와 SAPO는 크라프첸코의 혐의 통보 발표가 독립 반부패 기관에 대한 "체계적 공격의 연장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대통령과 대통령실장 키릴로 부다노프도 이를 "우크라이나의 국제 이미지를 극대화해 훼손한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여론과 언론에서는 이번 충돌을 과거 2025년 7월 NABU·SAPO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려 했던 시도의 반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제 매체의 시각
유럽위원회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변인 기욤 메르시에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최근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되 개별 사건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메르시에 대변인은 EU의 부패 무관용 원칙과 EU 후보국에게 부패방지가 핵심 요소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 독립적 반부패 기관이 우크라이나에서 "법치의 근간"이므로 보호받고 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의 검찰총장 임명 절차를 "경쟁 절차"로 바꾸는 것을 EU집행위와 합의된 10대 우선 개혁 과제(카치카-코시 계획)에 포함시켰다고 재확인했다.
보도가 엇갈리는 지점
검찰총장 크라프첸코와 NABU·SAPO 측은 크리보노스에게 혐의가 정식으로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 정면으로 대립했다. 크라프첸코와 검찰청 측이 처음에는 통보서가 ЄРДР에 등록됐다고 밝히고, 이후에는 우편으로 발송됐고 영수증이 있다고 해명한 반면, NABU·SAPO와 크리보노스 본인은 종이 문서가 본인 또는 기관에 전달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검찰청은 14일 저녁에 이르러서는 해당 ЄРДР 기재가 취소됐으며 누구도 법정 절차에 따라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공식 입장을 바꿨다.
크라프첸코의 해외 출국 경위도 매체별로 엇갈린다. 크라프첸코 본인과 검찰청은 자신이 작성한 5일 출장 명령과 파리 PACE 회의 참석을 정식 사유로 제시했지만, 우크라이나 pravda의 법조처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 통과 시 Lithuania 출장명령이 정식 명분이었다고 했고, Цензор.net은 브뤰셀 출장명령을, РБК-У크라이나는 폴란드 국경 검문소 통과를 각각 보도했다. PACE 대변인은 크라프첸코 및 검찰청 대표단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큰둥하게 확인해 줬다.
크라프첸코가 "카르타고 작전 과정에서 반부패 기관들이 검찰청 내부의 보호된 형사사건 자료에 접근해 일부를 복사하고 훔쳐갔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크라프첸코는 자신이 작성한 수색 기록을 공개하며 이를 입증하려 했지만, NABU·SAPO 측은 수색 과정에서 오직 한 건의 참고문서(довідка)만이 압수됐고, 그 내용 역시 핵심 NABU 탐정들을 겨냥한 정보뿐 형사사건 파일 자체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크라프첸코의 출국이 대통령 젤렌스키의 허가를 받아 가능했다는 점도 다툼의 대상이다. 반부패활동센터(ЦПК)는 출국이 대통령실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했고, 크라프첸코가 크리보노스 혐의를 서명하는 대가로 출국 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 소속 세르히이 블라센코 의원은 검찰총장이 헌법적으로 독립적이며 대통령에게 예속되지 않는 인물이라고 맞받아쳤다.
마지막으로, 크라프첸코는 자신이 이 혐의들을 서명하지 못하도록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억제"해 왔다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실 소식통은 RBC-Укraїna, NV, LIGA.net에 크라프첸코의 조치가 "대통령실과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개인적 결정"이었음을 전하며, 이 같은 조치는 "의미가 없으며 취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
2025년 12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우크라이나 국세청 청장을 지낸 루슬란 크라프첸코는 2025년 6월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된 "카르타고" 작전은 9월 4일 NABU와 SAPO가 발표한 것으로, 검찰청 국제법 협력부 부부장인 세르히 크로피바가 주도한 검찰청 내 범죄조직이 사기 콜센터에 "지붕"을 제공해 뇌물을 수수하고 수익금을 세탁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크로피바를 포함해 5명이 피의자 통보를 받았고, 대법원은 크로피바에 대해 1억 2000만 흐리우냐(₴)의 보증금 대신 구금을 선고했다. 크라프첸코는 이 작전 발표 직후인 9월 7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2014년 마이단 혁명 이후 만들어진 NABU(탐정 기관)와 SAPO(관련 검찰 기관)는 EU와 IMF의 후원으로 설립된 독립 반부패 기관으로, 유럽위원회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의제에서 이들의 독립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두고 있다. 유럽위원회 대변인 기욤 메르시에는 9월 14일 기자회견에서 "독립적 반부패 기관은 우크라이나에서 EU 회원국으로서의 법치의 근간"이라며 이들의 보호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고, EU집행위와 합의된 카치카-코시 10대 우선 개혁 계획에 검찰총장의 경쟁 절차 임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크라프첸코가 발표에 사용한 크리보노스 혐의를 담은 통보서에는 두 개의 에피소드가 포함돼 있다. 첫째는 2008~2009년 당시 학생을 매수해 BYuT 정당에 유리하게 부당 영향을 행사한 혐의로 2009년 6월 홀로시우스키구 법원에서 사면받기 위해 허위로 자녀를 입양했다는 내용이고, 둘째는 2014년 크리보노스가 오부히우 시구청 법무부서에서 근무하던 시절 0.25헥타르 토지 관련 뇌물 수수 요구 혐의다.